※ 글, 사진 제공: 플로리스트 김다혜 대표

봄은 겨울의 기운이 지나가고 따뜻한 공기와 말랑한 마음이 감돌아 온통 알록달록한 세상이었지만, 언제부터인가 봄이면 미세먼지와, 황사, 뿌연 하늘 걱정에 날씨 어플을 보며 걱정하는 날들이 늘어가는 듯 합니다. 집 안에는 성능 좋은 공기청정기가 브랜드 별로 있지만 기계가 내는 소음과 바람은 여전히 자연에서 느끼는 신선한 기분을 만들어 주기에는 역부족이죠.

“그럼, 식물들은 우리 집 안 공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라는 의문을 품으며, 

사람들은 남들이 키워보니까 나도 따라 사서 키워봅니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사람들이 식물을 들이고 죽이고를 반복하는 이유가 됩니다.  신기하게도 식물은 각자의 역할이 있는데요. 공기정화를 하고 산소를 내뿜고 공기 중에 특정 물질을 정화해 줍니다. 그래서 각 공간에 맞는 식물을 배치하면 미세먼지 세상에서 우리 집안 공기를 좀 더 쾌적하고 코도 덜 훌쩍거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식물은 어떤 원리로 공기정화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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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 의한 공기정화 원리는 첫째, 잎과 뿌리 쪽 미생물의 흡수에 의한 오염물질 제거다. 잎에 흡수된 오염물질은 광합성의 대사산물로 이용되고, 화분 토양 내로 흡수된 것은 뿌리 부분의 미생물에 의해 제거된다. 둘 째는 음이온, 향, 산소, 수분 등 다양한 식물 방출물질에 의해 실내 환경이 쾌적하게 되는 것이다. 잎에 광량을 높이면 광합성속도가 증가하여 제거능력이 높아지고, 화분에 실내오염물질을 자주 처리할수록 뿌리 부분에 관련 미생물이 증가하여 제거능력이 우수 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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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거실, 방

아레카 야자

아레카야자는 식물계의 스테디 셀링(Stedy Selling)일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는 식물이며, NASA에서 우주선 안에 공기정화 식물 중 최종 1위를 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식물 중에 잎이 많고, 그만큼 공기정화 능력도 탁월합니다. 또 하나 가습기를 대신할 정도의 증산량인데요. 한마디로 공기 정화와 가습을 한 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주 열일하는 식물입니다.

관리도 쉬운 식물이라 많이 선호를 한답니다. 모든 식물은 물 주기가 중요한데 특히 아레카 야자의 경우 잎과 흙의 상태를 잘 살피고 물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주기를 할 때 겉흙이 아닌 안쪽 깊숙이 젓가락이나 손으로 확인한 후 완전히 건조했을 때 물을 충분하게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 번 조금씩 매일 물을 주는 건 식물을 천천히 죽이고 있는 것입니다. 화분 중간에만 물이 스며들어 뿌리까지 물이 흡수되지 않고 중간 부분만 습해지면서 결국 뿌리가 썩고 벌레가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야자는 과습이거나 추운 환경에서 잎이 노랗게 변 할 수 있으니 잎의 변화만 잘 살펴 준다면 오랫동안 우리 집 공기와 습도를 책임져 줄 식물입니다.

거실, 욕실, 방

스파티 필룸

하얀 평화의 깃발을 닮아 ‘Peace lily’ 라는 별명이 있는 스파티필룸은 흰 꽃을 피우는데, 그 수형과 잎이 아주 우아하답니다.
꽃처럼 보이는 하얀 부분은 불염포이고, 안쪽 돌기가 진짜 꽃인데요. 꽃을 피우고 시간이 지나면 하얀 가루가 떨어지는데 꽃가루 알러지가 있다면 미리 잘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아름다운 식물은 참 다양한 공기정화 능력이 있는데 그중 포름알데히드, 벤젠, 암모니아, 알코올, 아세톤 등의 공기 오염물질 제거 능력이 뛰어납니다.

빛의 양이 적어도 잎의 성장이 무성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흔히 욕실에서 많이 키우는 식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도가 너무 낮으면 백조 같은 우아한 흰 꽃은 잘 볼 수가 없습니다.

욕실에 둔다면 빛이 스미는 정도의 자리가 가장 좋고, 거실에 둔다면 키 큰 식물 밑에 그룹핑해서 두는 것이 좋습니다.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 끝이 타 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주기도 아주 쉬운 식물인데 목이 마르면 당장 물을 줘야 할 것처럼 잎이 다 처진답니다. 그럼 그때 충분하게 관수해 주면 몇 시간 후에 바로 싱그럽게 살아난 잎과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거실

종려죽

lady palm 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이 식물은 ‘죽’ 이라는 글자 때문에 대나무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야자나무 과입니다. 잎은 종려나무처럼 생기고 줄기는 대나무처럼 생겨 종려죽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데요. 가느다란 줄기에서 얇은 잎이 나오고 시간이 흐를수록 손바닥처럼 잎이 넓게 만들어집니다.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이 식물은 공기정화 능력이 탁월하고 특히, 암모니아 제거 능력이 뛰어납니다. 한번 연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안에서 무난하게 잘 자라주는 식물이지만, 환기가 매우 중요한 식물입니다. 우리에게도 맑은 공기가 필요하듯 식물에게 환기는 벌레가 생기는 걸 방지하고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거실 구석보다는 창가 근처 해가 넘어오는 자리에 둔다면 우리와 연을 오래도록 이어가 줄 식물입니다.

거실, 방

필로덴드론 플로리다 뷰티그린

우아하고 자유분방한 수형을 가지고 있어 집안 어디든 개성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식물입니다.

이 식물이 가지고 있는 라인과 컬러감은 사람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고 그 하나하나가 매력적인데요. 목질화가 잘 되는 식물이라 줄기 부분이 나무처럼 단단해지며 새 잎의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른 식물입니다. 

조금만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면 바로 몇 개의 잎이 새로 생기는 신기한 식물이기도 합니다. 음이온을 발생시켜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능력이 큰데요. 사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식물이라 집에서도 몇 개 두고 아주 잘 키우고 있는 식물입니다. 가끔 너무 빨리 자라서 줄기를 잘라 주기도 하지만 바로 그 부분을 채워내는 식물이지요. 직사광선만 피해 밝은 실내에만 둔다면 어디서든 너무나 아름답게 그 자리를 지켜줄 식물입니다.

주방

안스리움

안스리움은 부모님 집에 가면 꼭 하나씩 있는, 우리가 흔하게 보고 자란 조화처럼 보이는 식물이지만

일산화탄소 제거와 암모니아 가스제거 능력이 뛰어난 식물이라 주방에 놓은 것이 가장 적합합니다.

예전 우리 부모님들은 이 사실을 알고 주방에 안스리움을 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요리를 많이 하는 주방일수록 꼭 필요한 식물입니다. 그리고 일년 내내 컬러가 화려한 꽃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붉은색이 많아 부담스러웠다면, 지금은 다양한 컬러가 있어 나의 주방에 맞게 컬러를 고를 수 있답니다. 

안스리움도 스파티 필룸처럼 불염포와 꽃으로 되어있어 생김새가 비슷해 보이지만, 물주기는 전혀 다른 식물입니다. 잎이 두꺼울수록 물주기 시기가 길어지고, 관리도 용이한데요. 물주기는 평균 2주에 한번 정도인데, 너무 덥거나 건조한 곳이라면 그 시기가 조금 당겨 질 수 있습니다. 조화처럼 단단해 보이는 잎과 꽃을 갖고 있지만, 잊을 만하면 올라오는 꽃을 보는 재미가 있는 사실 조금 귀여운 식물이기도 하답니다.

직사광선만 피하고 과습에 신경 쓴다면 일년 내내 아름다운 컬러의 꽃과 주방의 공기를 책임져 줄 식물입니다.

식물은 좀 무심하게 키우는 게 좋습니다. 적당하게 밀당도 하면서 지내야 건강하게 우리 집에서 잘 살 수 있습니다. 물을 너무 자주 주거나, 빛을 너무 많이 받게 해도 안 되고, 제일 중요한 건 나에게 잘 맞는 식물이 분명하게 있다는 것입니다. 식물 킬러로 살아왔다면 물 주기만 조금 신경 써도 식집사로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공기는 계속 안 좋고 하늘도 뿌예서 창문도 열 수 없으니 답답한 마음뿐인데, 집안에 식물 몇 개만 새로 들였는데 답답함이 덜어집니다. 그게 바로 초록의 힘인 것 같습니다. 물 주기를 끝내면 꼭 실내 습도를 확인해보세요. 신기하게도 집안의 습도는 올라가고 풀 향기에 숲에 있는 것만 같습니다.

※ 글, 사진 제공: 플로리스트 김다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