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래미안갤러리에 갔어요. 가을 숲 가드닝 클래스. 래미안갤러리는 안 본 사이 새 단장으로 훨씬 더 멋있어졌더군요. 널찍널찍한 공간감에 푸른 식물들이 풍성해 생동감이 넘치면서도 편안했습니다. 이런 공간에서의 가을 숲 가드닝, 과연 어떤 클래스일까 궁금했어요.

먼저 출석체크를 하고 인사를 나눈 후 모두 강의실을 나와 래미안 네이처가든을 산책했어요. 빨간 머리 앤의 테마로 꾸며진 환상적인 가을 정원이었어요. 앤과 다이애나가 만나던 비밀의 숲 ‘반짝이는 호수’처럼 빛나는 연못 위엔 색색의 단풍이 앉았더군요. 집게로 만든 강아지 조형물도 재미있었어요. 햇살도 바람도 자연도 싱그러운 10월의 멋진 가을날에 ‘자연 그대로의 자연, 삶이 돋보이는 조경’을 즐겼습니다.

우리가 알던 그 베고니아꽃이 아닌 목베고니아(자니타주엘과 던밀러) 지리홍(아글레오네마)을 황토 화분에 심는 수업이 시작되었어요. 잘 준비해주신 재료들을 배합해 화분 바닥에 깔고 세 종류의 식물을 배치하여 심었습니다. 훌륭한 화분이 완성됐어요. 흰색 무늬가 있는 목베고니아의 녹색 잎과 지리홍 붉은빛이 조화를 이뤄 가을 분위기가 물씬 했습니다. 이름표에 “축하합니다” 하트도 뿅뿅 그렸어요.

수업 마치고 둘러본 5층의 환상적인 견본주택은 당장 새 아파트로 이사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습니다. 카페에서 친구와 따듯한 차를 마시며 가을 햇살에 빛나는 정원을 오래도록 감상하면서 가을 숲 가드닝 클래스를 마무리했어요.

제가 만든 화분은 다음날 10월 22일 결혼기념일을 맞은 우리 큰딸에게 선물했지요. 엄청난 선물이라며 기뻐해서 보는 제가 더 흐뭇했습니다.
멋진 가을 나들이에 멋진 선물까지- 정말 고맙습니다, 래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