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식물원을 만드는 것은 많은 주부들의 로망입니다. 

식물원이 부담스럽다면 틈나는 대로 꽃시장 오가며 홈가드닝의 즐거움에 빠져볼 수 있습니다. 

해마다 꽃시장에 나오는 식물들의 종류가 달라져서 매번 데리고 새 식물들이 생기니 이것 또한 즐거움입니다.

메인 베란다 정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인사오는 곳이기도 하고 

커피 한잔 들고 와서 라디오 틀어 놓고 오전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합니다. 

창 너머로 반쯤 정도 건너편 산이 보여서 창가 쪽으로는 낮은 식물을 놓았습니다.

 

큰 나무인 해피트리를 구석에 배치하고 그 옆으로 드라코를 놓고 앞쪽으로는 잔잔한 식물들을 배치했습니다. 

처음엔 관엽식물 위주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꽃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초록색 이파리들 사이로 화사한 꽃이 있으면 정말 돋보이게 예쁘니까요. 

요즘 그 모습을 가장 뽐내는 식물은 라일락입니다. 

지금은 만개해서 그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서 집안에서 봄을 누리고 있습니다. 

라일락의 원종은 수수꽃다리인데 식믈채집가가 미국으로 가져가 원예종으로 개량한 뒤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봄 홈가드닝의 절정은 사랑초가 아닐까 합니다. 

작년부터 사랑초에 대한 애정이 깊어져서 구근을 구했다가 작년 가을쯤에 심었는데 겨울부터 조금씩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마지막인 꽃인데 이번에도 구근 잘 캐서 보관했다가 올 겨울에는 더 풍성한 사랑초 꽃밭을 보고 싶습니다.

크리스마스 꽃이라고도 하는 포인세티아는 이렇게 따뜻한 봄까지 잘 살아 있습니다. 

매번 키우기 힘들었는데 이번엔 성공한 것 같습니다. 포인세티아 키우기 꿀팁은 저면관수입니다. 

잎에 물이 닿는 걸 워낙 싫어하는 식물이라 화분 아래에 물을 담아서 그 위에 담가 두면 잘 자랍니다. 

유난히 잎이 반짝이는 커피나무도 있습니다. 

겨우 내내 거실에서 잘 자라다가 날씨가 따뜻해져서 베란다로 이사를 갔는데 곧 꽃도 피우면 좋겠네요. 

제가 기른 커피콩으로 커피 한잔 마셔보는 게 꿈이랍니다.

 

길게 줄기가 뻗은 이 식물은 애니시다라는 이름이 통용되는 식물로 양골담초, 금작화, 노랑싸리 등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몬향이 나는 노란꽃이 피는데 지금은 한차례 꽃이 피었다 지고 다시 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길게 뻗은 줄기는 잘라서 물꽂이를 했습니다. 

금작화의 뻗은 줄기를 하나 잘라서 아랫부분 잎을 다 제거한 후에 물병에 꽂아서 뿌리내리기를 하면 또 하나가 생기는 거죠. 

날씨가 더워서인지 물꽂이한 금작화 덕분에 시원한 느낌이 듭니다.

식물을 기르다 보면 가지치기는 필수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지치기는 어려워서 자신 있게 하지는 못하는데 겹쳐서 나는 부분은 가지치기를 해야 합니다. 

해피트리 가지치기를 해보았는데 가지치기를 하고 나니 조금 단정한 느낌이 드는데 기분 탓 만은 아니겠죠?

작년에 사랑초에 이어 제라늄에도 빠져서 올해 제라늄만 몇 화분을 들였는지 모릅니다. 

제라늄꽃이든 다른 꽃이든 꽃이 지면 꽃대를 잘라주는게 좋습니다. 그렇게 해주면 꽃이 또 피는 종류들도 있거든요.

모든 식물이 쨍 하는 햇빛을 좋아하는 건 아니랍니다. 그래서 거실, 주방, 현관 등에도 거기에 어울리는 식물들을 놓았습니다. 

잎이 대체로 넓은 것이나 길쭉한 것은 거실 정도의 채광에서도 잘 자랍니다. 

거실과 주방 사이에도 소파를 놓고 가끔 책을 보는데 이 곳에도 관음죽과 떡갈고무나무를 놓았습니다. 

여기에 앉아 있으면 조금은 식물카페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침실에서 보이는 화단에도 식물들을 심었습니다. 아침에 눈떠서 창문 열면 기분 좋은 공기가 들어옵니다. 

제라늄은 일년 내내 꽃을 보여 겨울에도 삭막함을 잃지 않습니다.

홈가드닝 Tip!

아파트에 정원을 가꾸는 홈가드닝을 하실 때에는 식물을 들여올 때, 잠시 격리를 해 두는게 좋습니다. 

판매처에서 관리를 잘 한다고는 하지만 다른 식물들에게도 안 좋은 해충이 붙어서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새식구로 맞이한 식물에 대해서는 간단하게라도 공부를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식물이 물을 많이 먹는 식물인지, 월동이 되는 다년생인지, 꼭 알아야 할 정보가 있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심입니다. 매일 아침 하나하나 눈 맞추고 안부를 확인합니다. 

물이 부족했던 식물은 없는지, 해충의 공격을 받지는 않았는지, 과습으로 혹시 물러지지는 않았는지 살펴봅니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홈가드닝이 더 즐겁습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프레이 들고 나가서 식물들과 인사하는 시간이 좋아서 일찍 일어날 때도 있습니다. 

홈가드닝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정성도 많이 쏟아야 하지만 집에 식물이 가득해서 주는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오늘도 홈가드닝을 하면서 래미안에 더 푸르른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