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잡한 인파를 뚫고 시끌벅적한 하루를 걷다가 대모산 자락에 들어서면 도시의 번잡함은 순식간에 몸을 감춘다.'

자곡동 래미안 강남힐즈가 그러하다.

서울 강남에서 치열한 도시의 드라마를 찍던 필자가 여유자적 남은 하루를 풀어가는 래미안이다.

젊은 시절을 오롯이 도시 한복판에서 광고 카피라이터로 살아낸 필자가 나이들어 감을 즐길 집이며

50대 실버의 삶을 새로운 드라마로 써 내려갈 래미안이다.

막 실버 세대에 들어서며..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첫 직업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나이와 체력에 맞는 두번째 삶을 설계하며 머무는 집을 고민한다.

실버 세대인 필자에게 좋은 집은 어떤 곳이어야 하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몇 가지 기준을 정한다.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는다

동료들과 함께 취미 생활을 즐기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도시의 활기를 느끼는 생활습관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요즘 말하는 액티브시니어로 살아갈 계획을 세웠다.

이 기준에서 찾아낸 자곡동 래미안 강남힐즈, 휘황찬란한 불빛과 시끄러운 상점가를 벗어났지만

몇 분만 움직이면 쉽게 강남의 지인들을 만나고 문화와 활기를 마음껏 누리는 최적의 입지다.

초록지수, 초록이 커야 한다

시계방향 순서대로 서재방 창 → 발코니 창 → 안방 창 → 거실 창

50대부터는 삶의 둘레와 일상을 초록과 땅으로 물들이고 싶었다.

'많이 움직여야 건강하다'는 만고의 진리.

자동차의 매연을 마시는 걷기 운동을 벗어나, 자연과 교감하는 초록풍경 속에서 희열을 느끼는 삶을 꿈꿨다.

봄에는 아리따운 꽃잎 휘날리고, 여름엔 푸른 물이 나올 듯한 짙은 초록의 향연이 펼쳐지며

가을엔 설악산이 질투하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엔 머리에 하얀 눈을 얹은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너울너울 춤을 추는 곳,

대모산의 품에 안긴 래미안 강남힐즈에서 이룬다.

무엇보다 놀라운 일, 사계절의 풍광은 창 코 앞에서 펼쳐진다.

거실에 앉아 고개를 들면 촌스러운 달력 속 풍경이 눈에 담긴다.

안방 침대에 누워 창을 보면 검은 하늘 손톱 같은 초승달이 수작을 건다.

작은 욕실 창문으론 대모산의 낮은 구릉이 달려온다.

초록을 보려 문을 열고 나가는 수고스러움조차 필요치 않다.

'악' → '약' → '락(樂)'

단지를 여유자적 흐르는 대모산 산책길

실버 세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여유를 휘두르는 나만의 자발적 시간이 가능하다.

단, 여유자적이란 말이 늘어지는 순간이 늘어난다는 뜻은 아니다. '락'이 필요하다.

'락'은 '악'에서 나온다. (유명한 김교수님의 말씀이다.) 힘들어야 즐겁다. 금방 이루어지면 즐거움도 금방 사라진다.

힘들면 약이 된다. 등산처럼.

등산은 악을 짜내어 정상에 오르지만 건강엔 약이 되고, 정상의 바람은 '락'으로 다가온다.

래미안 강남힐즈의 산책로가 그렇다.

대모산을 끼고 단지를 휘감아 도는 길은 산책로와 트레킹 코스 그 중간을 아슬아슬하게 지키며

삶의 '락', 실버 라이프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작은 텃밭, 땀 흘려 일하는 기쁨을 알아가면 좋겠다

텃밭 풍경들

도시에 발을 딛고 살지만 늘 땀 흘려 일하는 농부를 소망했다.

'신중히 씨앗을 고르고 여린 새싹을 애지중지 키워 낸 결실은 어떤 기쁨보다 크겠지' 상상만하다
래미안 강남힐즈의 텃밭에서 소망을 이루는 중이다.
단지 한 켠, 한 켠이라기엔 꽤 넓은 '텃밭'은 생명을 키우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입 거리 상추들이 '어서 어서 따가 주세요' 손짓하는 밭 옆에는 오이농사에 도전한 용감한 '실버농부'도 보인다.
생전 처음 분양 받은 텃밭, 무엇을 키울까 고민하다 물만 주면 알아서 큰다는 상추를 골랐다.
어찌 어찌 서툰 손길에도 상추는 무럭무럭 자라나 벌써 여러 번 따 먹었다.
손바닥 만한 상추, 볼 때마다 땀 흘려 가꾼 기쁨을 알아간다.

유럽 여행 중 만났던 발코니를 갖고 싶다

툭 튀어나온 부분이 발코니, 샤시를 한 집과 안 한 집이 공존한다.

가장 작은 방에는 거실 베란다보다 툭 튀어나온 발코니가 딸려 있다.

그간 유럽 여행 중 다양한 꽃과 나무로 주인의 개성을 담아 꾸며진 발코니가 참 부러웠다.

어떻게 꾸밀까? 다른 집의 발코니에는 무엇이 있을까?

장독대가 놓인 곳이 은근히 보인다. 어르신들이 사시나 보다.

하나, 둘, 셋... 작은 화분들을 놓아 나만의 정원으로 꾸민 집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출처: unsplash

박꽃, 제라늄, 사랑초, 다육이를 들여와 한껏 유럽의 발코니를 흉내 내어 본다.

나이 듦의 품격을 지킨다

나이 들수록 깨끗하고 제대로 차려 입는다. 슬리퍼에 츄리닝만 입어도 싱그러웠던 시절은 지났다.

혹시나 블라우스에 낮에 먹은 국물이 흐르진 않았나 확인한다. 소소하지만 나이 듦의 품격이다.

래미안 강남힐즈의 품격은 엘리베이터에서부터 느껴진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흔한 거울이 없다.

지저분한 공고문안이 붙은 싸구려 거울이 없다. 광고물도 없다.

정갈하게 적어낸 관리사무소의 짧은 공고내용이 멋드러진 디자인으로 자리하고,

직육면체의 TV는 고급스러운 얼굴로 소리 없이 돌아간다. 이것이 래미안의 품격이다.

텅 빈 비움 그리고, 배려의 공간을 누린다

(좌) 광폭 경사로 / (우) 휠체어도 거뜬히 들어갈 넓은 현관실

도쿄 신주쿠의 게이오 백화점은 고객의 80% 이상이 50대 이상의 실버 세대다. 당연하다.

엘리베이터는 휠체어 고객을 위해 대단히 넓고, 계단의 손잡이는 타 백화점보다 20cm 낮다.

실버 세대를 위해 백화점의 모든 곳을 세심하게 비우고 배려한다.

래미안 강남힐즈의 엘리베이터는 넓다. 출입구의 경사로도 광폭이다. 경사로 양쪽의 손잡이는 늘 새것처럼 반짝인다.

현관문을 열면 신발 벗은 공간도 넓게 비워져 있다. 섬세한 배려다. 휠체어 하나는 거뜬히 들어가고도 남는다.

욕조 벽의 튼튼한 은색 손잡이는 일어설 때 나를 잡아 달라고 손짓한다.

알맞게 높은 천장 고에 집안 곳곳 보행을 거스르는 턱은 눈에 띄지 않는다. 배려가 남다르다.

그래서인가 처음 오는 지인들은 평수보다 크게 본다.

'함께 또는 따로'의 지혜를 살린다

시계방향 순서대로 래미안 커뮤니티 → 골프 연습장 → 어린이집 → 게스트하우스

손주를 보는 실버 세대가 늘어간다. 언젠가 손주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임무를 맡겠지만 필자는 아직 아니다.

골프 연습을 위해 커뮤니티 센터를 가면 단지 내 어린이집 앞에서 손주를 기다리는 실버 세대를 만난다.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따스한 삶이다.

커뮤니티에는 게스트 하우스도 준비해 놓았다.

부모님을 찾아온 아들 내외, 딸 내외가 따로 잠을 자고 그들만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 필요했다.

'손주가 올 때도 반갑지만 갈 때가 더 반갑다'란 우스개 말이 도는 까닭이다.

래미안 강남힐즈의 세심하지만 지혜로운 배려다.

래미안 카페

풍요로운 실버 라이프를 위한 래미안 강남힐즈의 좋은 점은 차고 넘친다.

필자가 '추억의 다방'으로 명명한 커뮤니티 카페, 분기별 시니어 여행,

동 출입문을 나서면 만나는 동과 동 사이의 작은 공원 들에선 반려견과 산책을 즐긴다.

건축가 루이스 칸이 말했다. '어떤 건물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인생을 만든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렇게 해석해 본다. '어떤 공간에 산다는 것은, 어떤 인생을 산다는 것'이고
래미안 강남힐즈에 산다는 것은 대모산과 삶, 도시를 잇는 농익은 인생의 드라마를 살아간다는 것이다.


※ 본 게시물은 래미안 강남 힐즈에 살고 계신 심*섭님의 래미안 라이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