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문화 산책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저는 13년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다 육아 때문에 작년부터 전업주부로 살고 있는 

30대의 초보살림꾼입니다. 래미안이 밀집되어 있어 래미안타운이라고까지 불리는 공덕동의 래미안 공덕5차에 살고 있고, “달콤한 밤비네”라는 블로그를 운영중입니다. 이번에 9월부터 12월까지 래미안 愛디터스(RAEMIAN Editors)로 활동하게 되어 생활 속의 유용한 정보들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박물관 문화향연”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다양한 주제의 문화행사가 열리고 있습니다. 

국립발레단의 발레공연, 재즈밴드, 국악,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예매없이 무료로 즐길 수 있어,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은 이 가을날 주말에 계획이 없으시다면

 무작정 “렛츠 고!”를 외쳐도 좋은 서울 도심의 나들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하철 이촌역에서 내려 박물관 나들길을 통과해 꽃으로 꾸며진 계단을 올라가면 공연장소인 열린마당이 나온답니다. 주차요금이 비쌀 듯한 도심 한가운데에 있지만, 사실 국립중앙박물관의 주차비는 2시간에 2000원밖에 하지 않아서 아이와 함께 차로 움직일 때도 주차비 걱정이 없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모더니즘의 무드”라는 주제로 인디음악 공연이 있었는데요, 미생의 ost로 유명해진 이승열과 포크 듀오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사월x김해원의 공연이었습니다.

아이 육아 때문에 요즘 주로 듣는 음악은 ‘동요’인 우리 주부 여러분들은 낯설겠지만,

김사월x김해원의 음악은 감성 메마른 아줌마 마음에도 살랑거리는 가을바람을 타고 두근거림을 선사하듯 마음을 설레이게 하는 노래였답니다. 

어린 시절, 학교 가는 길목에 아카시아 나무가 있는 집을 지나가곤 했는데 봄마다 아카시아 꽃내음을 맡았던 추억이 갑자기 되살아나 처음 듣는 노래였음에도 

“아카시아 같은”이라는 가사가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뒤이은 공연은 이승열의 모던락 공연이었습니다. 

처음 듣는 노래들이었지만, 락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앰프의 울림과 이승열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 시원한 기타 사운드로 가슴이 뻥 뚫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야외공연이어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들으니 그 분위기에 취해 한결 일상에서 훌쩍 벗어난 느낌이었습니다. 

앞에 앉은 커플이 마시는 맥주를 한 모금 뺏어 마시고 싶은 충동까지 들 정도였어요!

한 시간이 좀 넘게 진행된 공연을 보고 박물관 안의 호수를 바라보며 자몽에이드를 마시니 교외의 한적한 카페에서 마시는 기분도 났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서는 박물관의 전시를 봐도 좋고, 그저 산책을 해도 좋습니다. 

넓은 호수에는 잉어들도 살고 그 옆으로 자그마한 오솔길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이나 한글박물관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물관 문화향연은 10월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래미안 이웃 여러분도 이 가을 일상을 벗어나 풍성한 가을 문화산책을 느껴보시는건 어떨까요? 

국립 중앙 박물관 문화향연, 시월愛

10.3(토) 15시 - 국립합창단 <가을, 합창의 향연>

10.10(토) 15시 - 윤석철 트리오 <즐겁게, 음악>

10.17(토) 15시 - 김덕수패 사물놀이 <김덕수의 전통 연희 판>

용산에서는 이 공연 이외에도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데미안’의 작가로 유명한 “헤르만 헤세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11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이 미디어 아트 전시회는 헤르만 헤세가 그린 그림 뿐만 아니라 마음을 울리는 글귀도 함께 읽을 수 있어 감성이 풍부해지는 가을에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가을, 바쁜 일상으로 단풍놀이를 못 가신다면, 도심 속으로 떠나는 문화 산책은 어떠신가요?